NAME
copyright 2022 By JinJinny. All rights reserved.
다른 이름이 몸 어딘가에 새겨져 있다는 게 의미하는 바는 명백했다.
그 사람을 사랑해야만 한다는 것. 그 이름이 운명의 상대라는 것.
a. 빌 스카스가드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주변의 다른 사람과 달리 내게는 한글이 아닌 알파벳이 새겨지고 있었으니까.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 후에 완성된 이름은 Bill Skarsgard였다.
빌 스카스가드라는 이름을 가진 90년 8월 9일생 남자를 미친 듯이 찾았지만, 그 남자를 찾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면서 운명의 상대를 만나지 못하는 건 아닌가 체념할 무렵
“이 남자가 그, 네 빌 스카스가드 아니야?”
친구가 연예 뉴스 기사를 보여줬다.
“보고 싶었어요, 아주 오래.”
b. 유태오
“사랑해야 해서 사랑해야 한다는 데는 관심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당신의 눈이 너무 매서웠다.
나를 찾은 걸 보면 당신도 분명 내 이름을 가졌을 텐데. 어째서, 도대체, 왜. 나를 사랑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분명히 말하지만 불쾌합니다.”
손등 위에서 새겨지고 있는 당신의 이름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냉담하기 짝이 없어서.
그 시선이 꼭 나를 베는 것처럼 아파서.
- 텍스트 4,231자 공백 제외
- 이미지 5장
50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