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들과 홍일점, 여섯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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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있는데 막내가 없는 기분이었다.
“막내한테 말 예쁘게 하라고 했을 텐데.”태오
“아픈 애가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데 예쁘게 말하게 생겼습니까?”지훈
“그래도 예쁘게 해야지. 애기한테는.”재욱
“맞아. 그래도 저한테는 예쁘게 말해야죠. 제가 이렇게 예쁜데 예쁘게 말해주셔야죠. 너무하십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깜찍한 말을 내뱉고 있음에도, 식당에서 병아리를 키우냐는 소문이 돌았던 때만큼 생기있게 뺙뺙 거리는 목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오늘 주인이는 아팠다.
*
주인은 분명히 다 큰 성인이었다.
그걸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빨리 끝내고 복귀할 수 있겠죠?”재욱
“그래야지. 애 혼자 있는데.”태오
“아오. 애 한 명 때문에 이게 무슨 마음고생입니까.”지훈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은 막내였고, 애기였으니까.
더군다나 아프기까지 한 애를 사무실에 혼자 두고 나왔다는 사실은 모두를 더 초조하게 만드는데 한몫했다.
어떻게든 빨리 끝내고 복귀해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지훈이 발목에 있는 여분의 총기를 확인했다.
*
“아저씨. 내가 그렇게 걱정돼요?”
손석구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걱정이 되지 않는다는 거짓말도, 네가 아픈 것보다는 내가 아픈 게 낫겠다는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역설적이게도, 손석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주인은 손석구의 대답을 알 수 있었다.
“걱정되면 방법이 하나 있는데.”
“말하지 마.”
“뭔지 알고요.”
“뭔지 알 것 같아서 그래.”
근데 나 왜 안 밀어내요, 밀어낼 수 있으면서.
그렇게 묻고 싶은 걸 참으면서 주인이 손석구를 올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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