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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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이 점이야말로 연하 남자친구인 창균이를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좋은 표현이었다.

창균이는 좀처럼 ‘지금 뭐 하는 거야? 나랑 같이 있는데!’라며 서운해하지 않았다.

초점은 언제나 전자가 아닌, ‘같이 있다’에 맞춰져 있었으니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서 그저 곁에 가만히 있어 주는 남자친구.

그게 바로 내가 사랑하는 창균이의 모습이었다.

 

 내 옆에 그저 가만히 있는 창균이의 모습은 우리의 처음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지금 내 곁에서 가만히 있는 모습은

 


‘저기.’

 

낮게 그리고 천천히 말하던 목소리를 연상케 했으니까.

 

'저요?'

 

 높고 느렸던 나의 대답.

그리고 나도 모르게 안달이 났는지 숨기지 못하고 내뱉고야만

 

‘용건 있는 거 아니에요?’

 

 질문.

 

 

 “책 읽길래 가만히 있었더니 무슨 다른 생각하는 거야.”

 

  처음 만났을 때와 하나 다를 것 없는 여전히 낮고 느린 창균이가 처음과 다른 건 딱 하나였다.


 ‘연락 기다려도 괜찮을까요?’

 

 조바심을 숨기지 못하던 사람이

 

 [사진 -창균]

[공주 퇴근만 기다리는 중 -창균]

[이게 웬 미인계야?]

[효과적인 전략이었나 -창균]

[응. 갑자기 서두르고 싶어지네.]

[보고 싶어. -창균]

[퇴근 시간에 맞춰서 데리러 갈까? -창균]

 

표현을 숨기지 못하는 남자친구가 됐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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